
마트에서 '무첨가'라고 적힌 제품을 집어 든 적 있으시죠. 저도 그랬어요. 앞면에 그 세 글자가 있으면 뒷면은 잘 안 보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그 표시가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찾아보다가, 생각보다 훨씬 좁은 말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겁을 드리려는 글이 아니에요. 뒷면을 어떻게 읽으면 되는지까지 정리해 드릴게요.
이 글에서 다룰 내용
- '무첨가'가 법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 (한 문장 결론)
- 시판 제품 105만 개를 세어보니 '무첨가' 제품엔 실제로 뭐가 들었는지
- 식약처가 아예 못 쓰게 막은 무첨가 표시 7가지
- 무첨가·무설탕·무가당·무당이 어떻게 다른지
- 뒷면에서 30초 만에 확인하는 3단계
무첨가란 무슨 뜻인가요?
'무첨가'는 첨가물이 전혀 없다는 뜻이 아니라, 포장에 함께 적어놓은 그 성분만 넣지 않았다는 뜻이에요. '보존료 무첨가'는 보존료를 안 넣었다는 말일 뿐, 색소나 감미료, 산도조절제까지 없다는 뜻은 아니에요.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같은 점을 짚고 있어요. 제품에 '무첨가'라고 적혀 있어도 표시된 몇 가지만 빼고 다른 첨가물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에요.
그래서 무첨가 표시는 거짓말이라기보다 범위가 좁은 표현에 가까워요. 앞면은 '무엇을 뺐는지'만 알려주고, '무엇이 들었는지'는 뒷면 원재료명에만 적혀 있어요.
여기까지는 뉴스에서도 자주 나오는 이야기예요. 그래서 저희는 한 걸음 더 들어가 봤어요. 말이 아니라 숫자로요.
그래서 '무첨가' 제품엔 실제로 뭐가 들어 있나요?

저희는 식품안전나라에 품목보고된 제품 중 원재료명이 확보된 1,058,820개를 갖고 있어요. 여기서 제품명에 '무첨가', '무설탕', '무가당'이 들어간 제품 640개를 뽑아, 원재료를 첨가물 마스터와 대조해 세어봤어요.
| 제품명 표시 | 제품 수 | 첨가물이 든 제품 | 비율 | 평균 첨가물 종수 |
|---|---|---|---|---|
| 무첨가 | 63개 | 36개 | 57.1% | 2.25종 |
| 무설탕 | 310개 | 206개 | 66.5% | 1.57종 |
| 무가당 | 267개 | 82개 | 30.7% | 0.54종 |
집계 기준: products 테이블(원재료 보유 1,058,820건, 대부분 식품안전나라 품목보고 자료) / 2026년 7월 23일 기준 / 제품명 문자열 일치 + 원재료명 첨가물 매핑
'무첨가'라고 이름 붙은 제품 10개 중 6개꼴로 식품첨가물이 들어 있었어요. 가장 많은 제품엔 7종이 들어 있었고요.
무엇이 들었는지도 세어봤어요. '무첨가' 63개 안에서 가장 자주 나온 첨가물이에요.
| 순위 | 첨가물 | 나온 제품 수 | 주된 역할 |
|---|---|---|---|
| 1 | 효소처리스테비아 | 16개 | 감미료 |
| 2 | 구연산 | 14개 | 산도조절제 |
| 3 | 폴리인산나트륨 | 12개 | 산도조절·조직 개선 |
| 4 | 비타민C(L-아스코르브산) | 10개 | 산화방지 |
| 5 | 자몽종자추출물 | 8개 | 보존 목적 |
| 5 | 염화칼슘 | 8개 | 조직 개선 |
역할별로 묶어보면 이렇게 나와요. '무첨가' 63개 중에,
- 감미료가 든 제품 27개(42.9%)
- 인산염이 든 제품 13개(20.6%)
- 착색료가 든 제품 10개(15.9%)
- 보존료가 든 제품 3개(4.8%)
'무첨가'라고 적혀 있는데 색소가 들어간 제품이 6개 중 1개꼴이라는 게 저는 제일 의외였어요.
솔직하게 덧붙일 것 세 가지가 있어요.
첫째, 이건 제품명 기준 집계예요. 포장 앞면에만 '무첨가'라고 크게 적고 제품명엔 안 넣은 경우는 여기 안 잡혀요. 즉 실제 시장은 이 숫자보다 넓어요.
둘째, 첨가물이 들었다고 해서 나쁜 제품이라는 뜻이 아니에요. 위 목록의 비타민C는 산화를 막아주는 성분이고, 염화칼슘은 채소가 물러지지 않게 하는 성분이에요. 표시가 법을 어겼다는 뜻도 아니고요.
셋째, 그럼에도 이 숫자가 말해주는 건 하나예요. '무첨가'라는 네 글자만 보고 뒷면을 건너뛰면, 절반 넘는 확률로 모르고 지나간다는 것.
식약처가 아예 못 쓰게 막은 무첨가 표시가 있어요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덜 알려진 부분이에요.
한국에는 '무첨가 = 첨가물 몇 개 이하' 같은 수치 기준이 없어요. 대신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과 그 아래 고시가 '이런 무첨가 표시는 부당표시다'라고 유형을 찍어서 막는 방식이에요.
그 유형을 적어놓은 것이 「식품등의 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의 내용 기준」(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025-79호, 시행 2025년 12월 4일)이에요. 제2조제3호 '소비자를 기만하는 표시 또는 광고'에 이렇게 나와 있어요.
| 금지되는 무첨가 표시 | 고시가 든 예시 |
|---|---|
| ① 애초에 그 식품에 쓸 수 없는 원재료·첨가물을 안 넣었다는 표시 | 색소를 못 쓰는 다류·커피·김치류·고춧가루·고추장·식초에 "색소 무첨가" |
| ② 애초에 그 식품에 쓸 수 없는 보존료를 안 넣었다는 표시 | 면류·김치·만두피·양념육류·포장육에 "보존료 무첨가", "무보존료" |
| ③ 범위를 정할 수 없는 유해물질이 없다는 표시 | "환경호르몬 무첨가", "프탈레이트 무첨가" |
| ④ 만드는 과정에서 저절로 생기는 성분을 안 넣었다는 표시 | 셀러리 분말·발효균을 쓴 제품에 "아질산나트륨 무첨가" |
| ⑤ 원래 그 식품에 없는 영양성분을 없다고 강조하는 표시 | 두부에 "무콜레스테롤" |
| ⑥ 기준에 맞지 않는데 붙인 "무설탕"·"설탕 무첨가"·"무가당" | (아래 항목에서 자세히) |
| ⑦ 식품첨가물 공전에 없는 이름을 쓴 표시 | "무MSG", "MSG 무첨가", "무방부제", "방부제 무첨가" |
⑦번을 다시 보실게요. "무방부제"와 "MSG 무첨가"는 표현 자체가 쓸 수 없는 말이에요. 이유는 단순해요. 우리 식품첨가물 공전에 '방부제'라는 분류가 없거든요. 공식 명칭은 '보존료'예요. 'MSG'도 마찬가지로, 공전상 이름은 'L-글루탐산나트륨'이에요. 공전에 없는 이름을 앞세우면 소비자가 없는 카테고리를 상상하게 되니까 막아둔 거예요.
④번도 흥미로워요. 셀러리 분말과 발효균을 쓰면 제품 안에서 아질산 이온이 저절로 생겨요. 그래서 그런 제품에 "아질산나트륨 무첨가"라고 적으면, 사실상 결과물은 같은데 표시만 달라지는 셈이라 부당표시가 돼요.
같은 고시에는 "100% 오렌지주스"에 관한 규정도 있어요. 표시한 원재료 외에 다른 물질이 남아 있으면 "100%"를 못 쓰는데, 농축액을 되돌린 주스는 예외적으로 쓸 수 있어요. 대신 "100% 오렌지주스(산도조절제 포함)"처럼 100% 바로 옆에 같은 글씨 크기로 첨가물을 적어야 해요. 다음에 주스 살 때 괄호를 한번 보세요.
무첨가·무설탕·무가당·무당, 뭐가 다른가요?

가장 헷갈리는 네 단어를 한 표로 정리했어요.
| 표시 | 무엇을 기준으로 하나 | 뜻 |
|---|---|---|
| 무첨가 | 만드는 과정 | 함께 적어놓은 그 성분만 안 넣음 |
| 무당류(무설탕) | 최종 제품에 남은 양 | 100g(mL)당 당류 0.5g 미만 |
| 설탕 무첨가 = 무가당 | 만드는 과정 | 당류·당류 대체제·당류가 든 원재료를 안 넣고, 효소분해 등으로 당이 늘지도 않음 |
| 저당 | 최종 제품에 남은 양 | 당류를 줄인 제품 (기준은 제품군마다 다름) |
핵심은 '무설탕'은 결과를 보고, '무가당'은 과정을 본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이런 일이 생겨요. 무가당 주스는 설탕을 따로 안 넣었을 뿐, 과일에 원래 있던 당은 그대로 있어요. 무가당이라고 당이 적은 게 아니에요. 반대로 '무설탕'은 남은 당이 거의 없다는 뜻이지만, 단맛을 내려고 감미료를 썼을 수 있어요.
실제로 저희 실측에서도 그대로 나왔어요. '무설탕' 제품 310개 중 156개(50.3%)에 감미료가 들어 있었어요. 자일리톨 52개, 에리스리톨 36개, D-말티톨 27개, 수크랄로스 19개 순이었고요. 설탕이 빠진 자리는 대개 비어 있지 않아요.
이 부분은 따로 한 편으로 정리했어요 → 무설탕·무가당·설탕무첨가·저당, 뭐가 다른가요?
'무첨가'인데 왜 안 상하나요?
보존료를 안 넣었다는 제품이 어떻게 유통기한을 버틸까요. 답은 역할을 대신하는 다른 성분이에요.
산도조절제(구연산·젖산·초산 등)를 넣으면 제품의 산도가 낮아져서 미생물이 자라기 어려워져요. 보존료를 쓰지 않고도 비슷한 효과를 내는 거예요. 앞서 '무첨가' 제품 첨가물 2위가 구연산(14개)이었던 것도 우연이 아니에요.
표시는 사실이지만, '보존 목적의 성분이 하나도 없다'는 뜻으로 읽으면 오해가 생기는 지점이에요. 이것도 따로 정리했어요 → 보존료 무첨가인데 왜 안 상할까요?
영유아 기준으로 보면 뭐가 달라지나요

첨가물 대부분에는 ADI(하루섭취허용량) 라는 기준이 있어요. 평생 매일 먹어도 괜찮다고 보는 양인데, 단위가 체중 1kg당이에요.
여기서 어른과 아이가 갈려요. 체중 60kg 성인과 체중 12kg인 세 살 아이가 같은 젤리 한 봉지를 먹으면, 체중당 노출량은 아이가 5배예요. 제품 하나하나는 기준을 지켜도, 하루 동안 여러 제품이 겹치면 아이 쪽이 먼저 기준선에 가까워져요.
그리고 아이가 먹는 간식·음료·반찬은 표시 문구가 강조된 제품일수록 오히려 손이 자주 가요. 그래서 저희는 영유아 기준을 성인 기준보다 보수적으로 잡고 있어요.
근거는 솔직하게 적을게요
| 주장 | 근거 강도 |
|---|---|
| '무첨가'는 표시된 성분만 뺐다는 뜻이다 | 강 — 식약처 설명 + 표시·광고법 체계 |
| "무방부제"·"MSG 무첨가"는 쓸 수 없는 표현이다 | 강 — 고시 제2025-79호 제2조제3호 사목 원문 |
| 제품명 '무첨가' 제품의 57.1%에 첨가물이 들어 있다 | 중 — 저희 자체 집계(제품명 기준 63개 표본, 앞면 문구는 미포함) |
| 무첨가 표시 제품이 그렇지 않은 제품보다 위험하다 | 약 — 근거 없음.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
마지막 줄이 중요해요. 첨가물이 들었다고 위험하다는 뜻이 아니에요. 저희가 말씀드리는 건 앞면 문구만으로는 판단이 안 된다는 것 하나예요.
뒷면에서 30초 만에 확인하는 3단계

- 앞면 문구에서 '무엇을' 뺐는지 읽기 — '무첨가' 앞에 붙은 단어가 전부예요. '보존료 무첨가'면 보존료 하나만요.
- 뒷면 원재료명에서 같은 역할을 하는 성분 찾기 — 보존료를 뺐다면 산도조절제(구연산·젖산·초산)를, 설탕을 뺐다면 감미료(수크랄로스·아세설팜칼륨·스테비아·자일리톨)를 확인하세요.
- 괄호와 용도명 읽기 — 원재료명에는 '용도(성분명)' 형태로 적혀요. '합성착향료', '착색료', '산도조절제' 같은 용도명만 훑어도 대부분 잡혀요.
이 세 가지면 충분해요. 성분 이름을 다 외울 필요는 전혀 없어요.